탄력이나 주름 화장품을 살펴보다 보면 이제는 레티놀만큼 자주 보이는 성분이 펩타이드입니다. 제품 설명에는 콜라겐을 돕는다거나 피부를 탄탄하게 만든다는 표현이 많은데, 이름도 구리 펩타이드부터 팔미토일 펩타이드까지 다양해서 무엇이 다른지 헷갈리기 쉽습니다.
펩타이드는 아미노산이 여러 개 연결된 작은 물질입니다. 중요한 것은 ‘펩타이드가 들어 있다’는 사실 하나보다 어떤 종류를 사용했는지, 피부에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어떤 제형으로 만들었는지를 함께 보는 것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제품 종류를 하나씩 나열하기보다 정말 콜라겐과 주름에 도움이 되는지부터 확인한 뒤, 어떤 제품을 고르고 어떻게 사용하는 것이 좋은지 순서대로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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펩타이드 화장품 효과, 정말 콜라겐을 늘려줄까요
피부 탄력이 떨어지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이 콜라겐입니다. 그래서 펩타이드 화장품 역시 ‘콜라겐 생성’이라는 문구를 앞세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모든 펩타이드가 피부에서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종류에 따라 피부세포에 특정 신호를 전달하는 신호 펩타이드, 구리 같은 물질을 운반하는 캐리어 펩타이드, 신경전달 과정에 관여하도록 설계된 펩타이드 등으로 나눠 설명하기도 합니다.
일부 신호 펩타이드는 피부가 손상된 것과 비슷한 신호를 전달해 콜라겐이나 세포외기질과 관련된 반응을 유도할 가능성이 연구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제품을 한두 번 바르면 피부 속 콜라겐이 바로 늘어난다고 이해하는 것은 지나칩니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가능성은 확인되고 있습니다. 2026년 무작위 임상시험들을 종합한 체계적 문헌고찰과 메타분석에서는 총 19개 연구, 1,341명이 포함됐으며 펩타이드 사용군에서 피부 수분과 밝기, 주름 지표에 일부 개선이 관찰됐습니다. 다만 먹는 제품과 바르는 제품이 함께 분석됐고, 특히 외용 제품은 연구 수와 제형 차이를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펩타이드=콜라겐을 직접 채워주는 성분’이라고 보기보다 피부세포에 여러 신호를 전달하도록 개발되는 기능성 성분군이라고 생각하는 편이 이해하기 쉽다고 봅니다.
실제 연구 결과 역시 모든 종류에 똑같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어떤 제품은 효과가 확인됐지만 다른 제품은 충분한 임상자료가 없을 수 있기 때문에 제품 앞면의 ‘펩타이드’라는 글자만으로 효과를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주름 화장품을 고를 때 펩타이드 종류부터 봐야 할까요
제품을 살펴보면 Copper Tripeptide-1, Palmitoyl Tripeptide, Acetyl Hexapeptide처럼 복잡한 이름이 적혀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성분 이름이 어려워서 종류가 많을수록 좋은 제품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펩타이드가 몇 종류 들어 있는지만 세는 것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농도와 안정성, 피부 전달, 함께 배합된 보습 성분까지 완제품 전체를 보는 것이 더 현실적입니다.
실제로 노화 피부를 위한 외용 펩타이드 연구를 검토한 체계적 문헌고찰에서는 세포외기질 생성을 자극하도록 개발된 제품 가운데 임상시험의 수가 많지 않았고, 위약 대조나 이중 눈가림을 제대로 적용하지 않은 연구도 상당했습니다. 연구진 역시 더 잘 설계된 임상시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점은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화장품 광고에 사용되는 실험 자료와 실제 사람이 얼굴에 장기간 발랐을 때 얻는 결과는 같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에는 피부 투과 문제를 개선한 새로운 형태도 연구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25년에는 안정성과 피부 전달을 높이도록 고리 형태로 만든 특정 헥사펩타이드를 레티놀과 비교한 무작위 임상시험이 발표되기도 했습니다.
이 연구에서는 56일 사용 후 일부 주름 지표에서 개선이 관찰됐지만 하나의 특정 원료를 이용한 시험입니다. 따라서 이 결과를 시중의 모든 펩타이드 세럼이나 크림에 적용해서는 안 됩니다.
제품을 고를 때 저는 펩타이드 개수보다 보습 성분이 충분한지, 자극적인 성분이 지나치게 많지 않은지, 내가 매일 사용할 수 있는 제형인지를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이미 레티놀을 문제없이 사용하고 있다면 새로운 유행 성분이 나왔다는 이유로 무조건 바꿀 필요도 없습니다. 피부 노화 관리에서 레티놀과 펩타이드는 경쟁 관계라기보다 피부 상태에 따라 선택하거나 함께 구성할 수 있는 서로 다른 성분입니다.
펩타이드 사용법, 여러 기능성 성분과 같이 써도 될까요
펩타이드 세럼이라면 일반적으로 세안 후 토너 다음에 사용하고 그 위에 보습크림을 바르면 됩니다. 크림 형태라면 스킨케어 마지막 보습 단계에서 사용하는 것이 간단합니다.
아침과 저녁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 많지만 제품마다 배합 성분이 다르므로 제조사의 사용법을 우선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침에 사용한다면 마지막에는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주세요.
레티놀과 같이 사용해도 되는지 궁금한 분도 많습니다. 펩타이드 자체 때문에 두 성분을 반드시 분리해야 한다는 일반적인 규칙은 없습니다.
다만 레티놀을 처음 시작한 시기라면 새로운 세럼까지 같은 날 여러 개 추가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피부가 붉어지거나 각질이 생겼을 때 어느 제품 때문인지 구분하기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피부가 민감하다면 아침에는 펩타이드 제품, 저녁에는 레티놀처럼 나누어 사용해도 됩니다. 반대로 레티놀에 충분히 적응했고 두 제품 모두 자극이 없다면 제형이 가벼운 것부터 차례대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비타민C 역시 제품 형태에 따라 함께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순수 비타민C 고농도 제품을 사용할 때 얼굴이 자주 따갑다면 새로운 기능성 제품을 같은 날 한꺼번에 추가하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보습 제품과의 조합은 비교적 단순합니다. 히알루론산처럼 수분을 끌어당기는 성분이나 세라마이드, 스쿠알란이 들어 있는 크림과 함께 사용하면 기능성 세럼을 사용하면서 부족해질 수 있는 보습 단계를 보완하기 편합니다.
특히 건조한 피부라면 탄력 성분을 여러 개 추가하는 것보다 수분과 유분 균형을 먼저 맞춰보세요. 피부 표면이 건조하면 미세한 잔주름이 더 도드라져 보이기 때문에 보습만 잘해도 피부가 이전보다 매끄럽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앞서 정리한 스쿠알란은 수분 증발을 줄이고 피부를 부드럽게 하는 데 활용되는 성분입니다. 기능성 세럼을 바른 뒤 피부가 당긴다면 함께 사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펩타이드 부작용, 순한 탄력 성분이라고만 생각하지 마세요
펩타이드는 레티놀과 비교해 자극이 적은 탄력 관리 성분으로 소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일부 임상시험에서도 비교적 좋은 피부 내약성이 보고됐지만 이것이 모든 제품이 민감 피부에 안전하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세럼이나 크림에는 펩타이드만 들어가는 것이 아닙니다. 향료와 보존제, 알코올, 식물 추출물, 다른 기능성 성분이 함께 들어갈 수 있으므로 새 제품을 사용한 뒤 붉어짐이나 가려움이 생기면 완제품 전체를 확인해야 합니다.
처음 사용하는 제품이라면 턱선이나 볼 일부에 소량을 사용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특히 피부가 이미 따갑거나 세안 후 화끈거리는 상태라면 새로운 탄력 제품보다 피부 장벽을 안정시키는 것이 먼저입니다.
또 ‘고함량’이라는 표현만 따라갈 필요도 없습니다. 펩타이드는 종류마다 사용하는 농도가 다르기 때문에 서로 다른 원료의 퍼센트 숫자를 단순 비교하기 어렵습니다.
구리 펩타이드처럼 특정 금속 이온을 운반하도록 만들어진 종류도 있고, 신호 전달을 목적으로 한 종류도 있습니다. 따라서 1%가 0.1%보다 무조건 열 배 좋은 효과를 낸다는 식으로 계산할 수 없습니다.
최근의 연구가 흥미로운 것은 사실입니다. 새로운 구조나 전달 기술을 적용하면서 피부 장벽을 통과하기 어려웠던 펩타이드의 한계를 개선하려는 연구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반대로 이 부분은 아직 한계이기도 합니다. 펩타이드와 단백질은 분자 구조 때문에 피부 전달이 쉽지 않을 수 있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캡슐화와 전달 기술이 연구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품 설명에서 ‘피부 깊숙이 전달된다’는 표현을 볼 때도 어느 정도의 사람 대상 자료가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시험관 연구만으로 실제 얼굴 피부에서 같은 효과가 발생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결국 펩타이드 화장품 효과는 탄력과 주름 관리 분야에서 가능성이 확인되고 있지만 종류에 따라 임상 근거의 차이가 큰 성분군이라고 보는 것이 가장 현실적입니다.
레티놀처럼 오랫동안 연구된 성분을 잘 사용하고 있다면 굳이 대체할 필요는 없습니다. 반대로 자극이 부담스럽거나 보습과 함께 탄력 관리를 시작하고 싶다면 비교적 사용하기 편한 제품부터 선택해볼 수 있습니다.
제품 하나로 콜라겐을 채운다는 생각보다는 충분한 보습과 자외선 차단을 기본으로 두고 탄력 관리 성분을 하나씩 추가해보세요. 피부는 며칠보다 몇 달 동안의 관리 습관에서 더 큰 차이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출처
PubMed, 펩타이드와 피부 노화 관련 무작위 임상시험 종합연구
PubMed, 바르는 펩타이드와 피부 탄력·콜라겐 관련 체계적 문헌고찰